‘여름감기가 더 독하다’는 말을 실감케 하듯 요즘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은 워낙 면역력이 약해 감기 외에도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문제는 초기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 여름감기로 오해해선 안 되는 대표 영유아질환 4가지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정리했다.
■수족구병=바이러스(콕사키 바이러스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 등) 감염으로 손발과 입안에 물집이 생기는 병이다. 발열과 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입안이 아파 음식을 먹지 못하면서 탈수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단 입안 물집이 모두 수족구병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정현주 교수는 “가장 구분해야 할 질환은 헤르판지나 구내염”이라며 “수족구병은 목젖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반면 헤르판지나 구내염은 입술 또는 잇몸 등 구강 앞쪽에 물집이 발생한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다”고 조언했다.
■성홍열=A군사슬알균에 의해 발생하는 발열성감염병으로 주로 3세 이상에서 흔히 발생한다. 초기에는 열, 두통, 구토, 복통, 오한, 인두염 등이 발생해 독감이나 심한 목감기로 오인하기 쉽지만 이러한 증상을 보인 뒤 24~48시간 후에 전신에 닭살모양의 발진이 나타난다. 또 혀가 딸기처럼 오돌토돌하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진은 3~4일 이내 사라지고 얼굴에서 시작해 몸통 뒤이어 손발 순으로 피부 꺼풀이 벗겨진다.
■가와사키병=전신에 혈관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아직 원인은 불분명하다. 고열과 발진, 딸기 모양의 혀, 발진 후 꺼풀이 벗겨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 성홍열과 가장 혼동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홍열은 발진의 양상이 특징적이고 발진 후 꺼풀이 벗겨지는 것도 얼굴뿐 아니라 몸통, 손, 발로 진행된다. 반면 가와사키병은 여러 모양의 발진이 전신에 나타나고 발진 후 꺼풀이 벗겨지는 부위는 손끝, 발끝, 항문 주위 정도이다. 또 가와사키병은 혀가 부풀어오르면서 오돌토돌한 딸기 모양을 보이는 반면 성홍열은 혀가 회백색의 얇은 막으로 덮였다가 이후 빨갛고 오돌토돌한 딸기모양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경림 교수는 “이밖에 가와사키병은 눈 흰자위가 빨개지는 결막염이 나타나고 해열제와 항생제가 듣지 않아 5일 이상 고열이 지속되며 손발이 붓고 빨갛게 변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 위의 전형적인 증상 중 2~3가지만 나타나는 불완전 가와사키병도 있어 기본적인 피검사와 심장초음파검사를 참고해 진단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민 교수는 “가와사키병이 발병하면 합병증으로 관상동맥이 늘어나기 때문에 심장초음파를 통해 관상동맥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최근 진단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않는 불완전 가와사병이 증가하고 있어 확진을 위해서는 심장초음파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수막염=뇌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크게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나뉜다. 세균성은 전체 뇌수막염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지만 한 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10~2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바이러스성은 뇌수막염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장 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이다. 대개 감기에 걸리는 전후로 나타난다. 드물게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 7~10일이면 거의 회복된다.
초기에는 발열, 두통 등 일반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하며 이내 구토, 복통 등의 소화기증상을 동반해 장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준섭 교수는 “심하면 목이 뻣뻣해져 고개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구토와 고열로 탈진돼 몸이 처진다”며 “특별한 이유 없이 고열이 나면서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출처: 헬스경향
